이 책은 제목에 적힌 데로 항해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아주 고대의 항해에서부터 현대의 북극 항로 탐험까지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항해에 필요한 기술의 발전사도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지구의 측정 방법이라든지, 천체측정 방법, 항해거리와 속도 측정 방법 등의 얘기들을 말이다. (그런데 왜 배의 건조 방법에 대한 얘기가 없었는지는 궁금하다.)
책은 지루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푹 빠져들정도로 재미있지도 않다. 문체가 조금 딱딱한 편이긴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기 위한 탐험가들을 이야기를 나름대로 매력있게 얘기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항해자들이 멋있게 보이고, 왠지 탐험가가 되어봤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의 단점이라고 지적하자면 역시 약간 서구 편향적 서술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분야를 다루는 데는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근대에 전 세계의 탐험을 주도한 것은 서양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동양쪽의 항해에 대한 설명은 거의 전무한 편이며(정화의 항해도 없다!),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식민주의자(Colonist)라고 할 수 있는 항해자들에 대해 대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콜럼버스의 경우도 그에 대한 논쟁만 간단히 제시하고, 그의 탐험가적 측면만 부각해 그를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특히, 마지막 부분의 "지리학적으로 볼 때 유럽은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생활양식을 세계에 전파한 대륙이다."라는 문장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용감하게 거칠고 불확실한 바다로 나아갔던 사람들에 대해 알기에 매우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흘간의 여행의 동반자로 참 잘 선택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