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3.
아침 5시반에 일어났다. 씻고 간단히 아침을 먹고 미리 챙겨둔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섰다. 시내버스를 타고 오송역까지 간 뒤 오송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청주공항역에서 내렸다. 청주공항은 처음이다. 역에서 여객청사까지 거리가 좀 있긴 했다.
체크인을 하고 보안검색을 받고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사람이 별로 없이 텅 비어 있었는데 어느새 꽤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는 계속 졸았다. 다시 눈을 떠 보니 제주도에 도착해 있었다.
일반구역으로 나왔다. 검색해보니 성산 가는 버스가 20분 후 출발이었다. 목이 마르고 너무 졸린 것 같아서 커피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보이는 게 엔젤리너스밖에 없었다. 설마 하며 위층의 출발층으로 올라가봤지만 카페는 없었다. 엔젤리너스에서 아이스 카페라떼를 받아들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
버스를 탔다. 제주도에서 어떻게 이동할까 고민을 조금 했는데, 차를 빌리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다니기로 했다. 3일의 기간이었고 하루는 우도에 있을 예정이라 차를 거의 안 쓸 것 같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동하면서 주차도 은근히 걱정되었기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공항에서 성산까지는 한시간 반, 생각보다 긴 여정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창밖을 구경했다.
드디어 성산에 도착했다. 바깥으로 바로 성산일출봉이 보였다. 먼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미리 찾아본 대로 경미네집을 가 전복덮밥을 시켜먹었다. 음...맛 없지는 않았는데, 12000원 주고 먹을 만한 메뉴인지는 잘 모르겠다.
숙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한라봉 아이스크림이 있어 호기심에 사먹었다. 역시 맛 없지는 않았는데 가격이 4천원...제주도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싼 느낌이다.
숙소에 우선 짐을 내려놓고, 숙소 건너편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첫날의 목적지는 섭지코지였다. 10분 정도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해 도착했다. 바다가 보였다.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너른 바다를 보니 뭔가 가슴이 확 뚫리는 느낌이었다. 신이 났다. 휴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었다.
다만 셀카봉이 말썽을 부렸다. 휴대폰 잡아주는 부분의 고무가 떨어지질 않나(금방 다시 붙이긴 했다.), 길이도 생각보다 짧아 원하는 사진이 잘 나오질 않았다. 전날 다이소에서 급하게 산 건데...역시 싼 것은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동할까 고민하다가 해안도로를 따라 그냥 걷기 시작했다. 파도치는 해안의 동영상을 찍고,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말의 사진을 찍었다. 제주도 느낌이 물씬 났다. 바람도 매우 쎘다.
붉은오름에 올라갔다. 좁은 정상에 사람이 꽤 많았다. 사람들을 비집고 사진을 찍었다. 조금 더 걸으니 섭지코지가 나오고 주차장이 보였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내리고 있었다. 아까 해안도로를 막 걷기 시작했을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어느새 주위에 사람 천지였다.
잠시 쉬었다가 계속해서 해안도로를 걸었다. 3시 반쯤에 처음 출발지점 근처로 되돌아왔다. 유민미술관을 가기 위해 다시 방향을 휘닉스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유민미술관까지 이어진 갈대밭도 느낌이 너무 좋았다.
유민미술관에 도착했다. 티켓을 끊으려 하는데....관람료가 12000원이었다.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온 김에 결제를 했다. 음성가이드를 할 꺼냐고 물어보길래 얼마냐고 되물으니 1000원이라고 했다. 얼마 안 되는 것 같아 음성가이드도 같이 결제했다.
음성 가이드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갔다. 평범해 보이는 미술관 외부구조물도 의미를 담아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품들은 아르누보 유리공예품들 중심이었다. 굉장히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작품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다 둘러보고 나서 관람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 참, 왜 미술관 이름이 유민미술관인가 했더니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호가 유민이었다.
유민미술관을 나와 한화아쿠아플래닛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중에 수학여행 온 것으로 보이는 고등학생 무리를 만났다. 비수기 평일인 만큼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수학여행 온 듯한 학생들은 꽤나 많이 보였다.
한화아쿠아플래닛 입장료는 무려 41000원이었다. 그나마 유플러스 통신사 할인이 된다길래 할인을 받으니 34000원으로 좀 깎였다. 티켓을 받고 입장을 하려니 직원이 공연을 볼 거냐고 물어봤다. 티켓부스에서 들은 대로 4시 50분 마지막 공연을 볼 생각이라고 얘기하니 공연장 입구는 지하이니 공연을 먼저 보고 오라고 했다. 공연장 앞에 팝콘 파는 곳이 있길래 고민하다가 결국 음료수와 팝콘을 샀다.
공연을 보고, 아쿠아플래닛 관람까지 모두 마치니 어느덧 6시가 넘었고 바깥은 어둑어둑했다. 바람은 더 거칠어졌고 빗방울도 한두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이동했다. 문제는 이곳에서 숙소까지 가는 버스는 하나 뿐이었고 도착 예정시간은 40분 후가 찍혀 있다는 점이었다. 주변에 딱히 택시도 보이질 않았다. 혹시나 해서 카카오택시도 켜 봤지만 잡히는 것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버스정류장 안에서 40분간 버스를 기다렸다. 다행히 제주도의 버스정류장은 강한 바람을 감안해서인지 반밀폐형으로 되어 있어서 바람을 맞으며 기다리지는 않아도 되었다.
버스는 제 시각에 왔고 7시 반쯤 성산으로 되돌아왔다. 게스트하우스에 파티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오늘은 신청자가 없어 없다는 말을 들었기에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 했다.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굴국밥을 골랐다. 의외의 얼큰한(?) 맛에 괜찮았다. 숙소로 돌아왔다. 씻고 일지를 쓰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