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취업했다.

과정이 굉장히 극적이었다. 내가 올해 면접을 보게 된 곳은 딱 한군데였다. 나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고, 그래서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에 결과가 올라와 있는 순간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해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없었다. 몇몇 공공기관 채용이 진행 중이었지만 올해 내로 끝나는 것은 없었다.

아쉬움에 휩싸이긴 했지만, 그 감정에 파묻혀 있을 틈은 없었다. 이사 문제, 부모님께 사직했다는 것을 밝히는 문제 등 당장 답이 생각나지 않는 문제들은 제쳐 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계속해서 원서를 써 나갔고, 컴퓨터활용능력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12월 10일, 044로 시작하는 전화가 걸려왔고, 나에게 합격했음을 알려 왔다. 뜻밖의 전화라 얼떨떨했다.

이전에 취업에 성공했을때 처럼 강렬한 기쁨은 없었다. 첫번째 전화로 통보를 받아서 얼떨떨했고, 두 번째로 어쨌든 추가합격이라 그동안 기대를 접어 놓고 있다 보니 막상 그 곳이 세종시라는 것이 고민되었기 때문이었다.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잡플래닛을 비롯해 정보를 정말로 찾기 힘든 것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가기로 했다. 일단 이 취업난에서 내가 갈 곳을 선택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내년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해도, 실제로는 내년까지 취업준비생 생활을 할 경우 곤란한 사항이 꽤 있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갈 것을 권했다. 특히 내가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을 탐탁치 않아 했던 당시 여자친구도 막상 합격 소식에는 반색하며 기뻐했다.

그렇게 새롭게 출근을 하게 되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걱정과 설렘이 교차한다. 이제 새로운 나의 둥지에서, 새롭게 나의 미래를 펼쳐 나가야 한다.

Posted by 땡그랑한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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