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성적이 나오고, 교환학생 학교 리스트가 나오기 전까지 주변에 교환학생 갔다온 사람들에게 간단히 물어보며 정보를 모았습니다.

 

학교 정보가 생각보다 늦게 떴습니다. 8월 초가 되어서야 교환학생 파견 학교 리스트가 뜨더군요. 그에 맞춰 전체적인 일정도 약간 밀렸습니다. 교환학생 선발 전형이 끝나면 바로 가려고 했던 여행을, 단 하루만이라도 빨리 잡았으면 여행계획을 바꿔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뻔 했습니다.

 

교환학생 파견 학교가 꽤나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저의 1차 기준에 맞춰, 강의언어-영어, 국가-영어권으로 필터링을 하고, 토플성적이나 전공이 기준에 미달하는 곳을 걸러내 보았지만, 여전히 50개가 넘는 학교가 리스트에 남더군요.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국가 한 국가 살펴봤습니다. 영어권에서 파견가능 학교가 몰려있는 곳은 미국이어서, 미국쪽에서 학교를 골라내는데 집중했습니다. 2008년까지의 교환학생 연도별 학교별 경쟁률 자료도 보고, 교환학생 보고서도 읽어보고, 학교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심지어 위키피디아까지 동원했습니다. 이상하게 예수회 계열 사립대들보다는 주립대들이 끌려서 주립대 위주로 정보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 어렵더군요..

 

혹시나 해서 비영어권 국가들도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도 영어강의를 들을 수 있는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를 훑다가 스페인에서 잠깐 한 대학에 눈이 멎었습니다. 카를로스 3세 대학(Universidad Carlos III de Madrid)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교였는데, 왠지 끌려서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웬걸, 경제와 경영 부문은 스페인에서 최우수 대학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대충 그 정도로 정보를 찾고, 학교 국제협력팀을 찾아갔습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다 물어보았는데, 정작 중요한 예전 학교별 경쟁률이나 커트라인 등은 가르쳐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약간 실망하며, 마지막으로 그냥 간단히 학교 정보를 알 겸 해서 마음에 있던 카를로스 3세 대학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담당직원분이 이렇게 말해 주시더군요. "그 학교가요, 저희도 아직 가보지 못해서 정확히는 몰라요. 그런데 이 학교, 전임 대외협력처장이었셨던 송의영 교수님이 경제·경영 분야는 어지간한 미국 대학보다도 낫다고 의욕적으로 추진해서 이번에 신규로 교류하게 된 학교고요. 지금 교포 한 분이 교수로 계시고........"

 

저 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영어권 대학을 1지망으로 쓰고, 2, 3 지망쯤에 유럽권 대학을 쓰고, 마지막으로 방문학생을 지원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 끝에 카를로스 3세 대학을 1지망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제 스펙이 교환학생 지원하는 학생들 중에 낮은 편이라 영어권은 거의 될 확률이 없는 상태이니, 차라리 유럽권 대학을 1순위로 써 합격가능성을 올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교환학생 목표 세가지(경험, 영어, 여행)중 영어를 조금 포기해야 하지만, 그 대신 유럽에서의 생활 경험도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환생 준비 두 번째 단계에서 은근히 속을 썩인 것이 토플 성적표였습니다. 토플 성적표가 4~6주 가량이면 한국에 도착해야 정상인데, 집에 몇 번이고 전화를 해서 물어봐도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ETS 한국내 콜센터에 전화도 걸어보고 하다가, 결국 7월 초에 학교로의 추가 성적표 발송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저번주에 학교 국제협력팀에 가보니 ETS에서 7월에 발송해 도착한 우편물은 없다고 하더군요. 결국 지원서 낼 때 인터넷상으로 점수를 보여주고 그걸 출력해서 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치뤘습니다. 원래는 필기시험도 있었는데 이번부터 필기시험은 사라지고 2차선발에는 면접과정만이 남았습니다. 면접이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횡설수설 떠들고 있는 가운데도 대충 말하는 것을 종료시키더니 하는 말이, "시간이 다 돼서요."(한국인 교수님이 면접관이었습니다.) 면접 5분은 이 학교를 선택한 이유부터 시작해서 스페인에 대해 아는 거 있느냐, 가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싶느냐 질문등에 대답하다 보니 훌쩍 지나갔습니다. 한 두번 말이 막히긴 했지만 그래도 좀 얘기는 한 것 같습니다.

Posted by 땡그랑한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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