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제인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졸업하신 선배님들과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여러 분야가 있었는데, 저는 한국은행/금융감독원에 가신 선배님들과의 자리를 택했습니다. 펀드매니저가 여전히 꿈이긴 하지만, 자산운용사에서 오시는 선배가 없었고, 금융관련 공기업도 제 희망 리스트에서 완전히 없는것은 아니어서 가보았습니다.

 

아래는 선배님들이 알려주신 여러가지 정보들입니다.

 

1. 역시 신이 내린 직장 : 한국은행의 경우 신입행원 초봉이 여성의 경우 3000초반, 남성의 경우 2호봉이 추가되어 600정도 더 된다고 합니다. 정년 보장은 당연한 거고, 입사 2년쯤 지나면 은행 지원 유학 또는 사비 유학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유학을 노리고 오시는 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복리후생에 대해서는 정확히 듣지 못했습니다. 금감원의 경우도 연봉 수준이 한국은행보다 조금 낮기는 하지만 나머지는 한국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2. 바깥에 알려지지 않은 단점들? : 최근에 제도가 바뀌어서 요즘은 칼퇴근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9~10시까지 야근도 잦았다고 합니다. 한국은행 내에서도 바쁜 부서에 있을 경우에는 일이 많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한국은행의 조직문화가 굉장히 정적이고(사무실이 도서관과 비슷한 분위기를 낸다고 말해주셨음), 보수적이기 때문에 활달한 성격 같은 경우에는 조직문화 적응에 힘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금감원의 경우 일단 바쁘고 24시간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시장 감독이 주 업무인지라, 야근도 많고 일도 많아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있다고 했습니다.

 

3. 한국은행은 경제학과, 금감원은 경영학과 : 한국은행의 경우 주로 경제학과 출신들이 주요 업무를 맡는 보직에 배치되고, 금감원의 경우 경영학과 출신들이 주요 업무를 맡는 보직에 배치되는 것 같다고 말해주셨습니다.

 

4. 시험준비는 어떻게 : (사실 저는 한국은행 시험과목이 무엇무엇인지도 모릅니다.) 굳이 대학원 진학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학부때 고급 미시/거시 과목을 들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수학과의 과목도 굳이 들을 필요는 없으며 경제학 공부할 때 이해하고 문제 푸는데 지장 없으면 된다고 합니다. 단, 경제학 분야로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 수학과목을 꼭 수강해야 되는데. 이유는 수학과목이 없는 경우 대학원 입학허가(admission)자체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모아서 그룹 스터디를 하는 것이 학습의욕 향상, 정보 교환 용이(특히 기출문제)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학기~1년가량 휴학해서 공부한 뒤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행 시험 자체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한은을 목표로 공부를 하면 설령 한은 입사는 떨어지더라도 다른 공기업들 입사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5. 시험은 다 푸는 것이 아닌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 : 시험 스타일이 한국은행은 깊이 파고드는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편이고, 금감원은 그보다는 좀더 난이도가 낮고 빨리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은행은 절대로 제 시간내에 모든 문제를 풀기는 어려우며, 100점 만점에 40점(...)정도만 맞아도 합격선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시험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즉, 자기가 풀기 쉽고 자신있는 문제부터 풀어 나가며, 문제를 풀다가 다 못 풀고 다른 문제로 넘어가더라도 불안감 없이 시험을 계속 치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6. 교환학생, 직접 도움은 안되지만 가치있어 : 세 분 다 교환학생을 간 적은 없다고 했으며, 교환학생을 갔다온 경험이 입사에 직접적으로 도움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교환학생을 갔다오는 것 자체는 권했습니다. 첫번째 이유로는 교환학생 기간 동안 쌓은 영어실력이 입사 이후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두번째로는 그 자체가 학창시절의 좋은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7. 기타 잡다한 정보들 : 금감원 선배가 금감원 입사 때 동기 한명이 토익점수가 590 대였는데 그것을 CPA로 커버했다고 했습니다. 한국은행 선배의 경우 한은 재수를 하면서 공부하면서 지칠 때마다 한국은행 앞에 가서 꼭 입사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여기는 제가 갈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네요. 입사시험 준비를 위한 기나긴 공부도 그렇고(저는 깊게 지식 쌓는 것보다 다방면의 지식을 쌓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정적인 조직 분위기도 조금 그러네요. 물론 정년보장이라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지만, 나머지 사항들이 조금 그러네요. 역시 펀드매니저의 꿈을 향해서 매진해야 될 것 같군요.

Posted by 땡그랑한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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