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3
전날 여행을 같이했던 H후배와 함께 오전 9시에 만나기로 했으므로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이상하게 몸이 찌뿌둥하고 약간 감기 기운마저 느껴졌다. 그래도 많이 힘든 것은 아니니 몸을 일으켰다. 아침을 먹었다. 이곳 호스텔은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식당에서 따로 아침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빵과 잼, 우유가 비치되어 있을 뿐이었다. 간단하게 식빵 네 장으로 배를 채우고 호스텔을 나왔다.
만나기로 한 베토벤 광장에는 조금 일찍 도착했다. 일지를 쓰면서 기다렸다.
후배는 늦지 않게 왔다. 후배와 함께 라인강변을 따라 남쪽으로 걸었다. 원래는 라인아우에 공원으로 가려 했다. 그런데 계속 강변길만 이어질 뿐, 공원은 나타나질 않았다. 사실 우리는 시간이 많질 않았다. 후배가 그날 오후부터 따로 여행을 간다고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라인아우에 공원 가는 것은 중간에 포기하고,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역사 박물관 앞에서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박물관에 들어갔고, 후배는 남은 짐을 챙기러 기숙사로 돌아갔다.
역사 박물관의 입장은 무료였다. 역사 박물관이라길래 나는 게르만족 얘기부터 시작해서 독일 전체 역사를 전시해놓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2차대전 종전부터 시작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을 했다. 그래도 독일 통일에 대한 설명과, 독일 국가가 배경으로 깔리며 브란덴부르크 문에 새로이 독일 국기가 올라가는 영상은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나의 조국은 언제쯤 저런 모습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의외로 관람에 한시간쯤 걸렸다. 북으로 걸어 본 역으로 간 뒤 쾰른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쾰른 역 내의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역을 나왔다. 역을 나오자마자 쾰른 대성당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 이런 커다란 교회를 한두번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쾰른 대성당이 주는 느낌은 또 달랐다.
대성당을 보고, 오 드 콜로뉴를 사기 위해 4711하우스를 찾았다. 그런데......또 찾을 수가 없었다. 거리 이름을 확인하고 지도에 표시된 곳 근처를 뒤졌지만 역시 보이질 않았다. 실망한 채 결국 쾰른 시내를 천천히 걸으며 로마-게르만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쾰른은 나름 대도시임이 느껴졌다. 번화가의 상점들은 화려했고 거리에 사람도 많았다.
로마-게르만 박물관을 구경했다. 로마시기 이 지역(쾰른 및 라인 강 주변) 유물과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딱히 흥미있는 전시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영어 설명도 적어서 대충 보았다. 그렇게 큰 박물관은 아니었다. 한시간 정도에 관람이 끝났다.
시간이 좀 남았다. 기차표 예약을 미리 해두었기 때문에 5시 20분까지는 쾰른에 있어야 했다. 4711 하우스를 다시 한번 찾아보기로 하고 관광안내소에 가 물었다. 관광안내소에서는 설명을 해 주며 팜플렛을 하나 주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찾아가니......찾았다! 사실 공사를 위한 가림막 때문에 아까는 발견을 못 한 것이었다. 선물용 향수 두개를 샀다.
쾰른 역으로 되돌아간 뒤, 맥도날드에서 토네이도를 하나 산 뒤 자리를 잡고 그때까지 밀린 여행 일지를 썼다. 5시 20분에 예약한 기차를 타고, 6시 반에 프랑크푸르트로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