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

 

이날의 목적지는 하이델베르크였다. 사실 하이델베르크는 원래의 여행계획에는 없었던 도시였으나 여행계획을 수정하면서 넣게 되었다. 여행계획을 바꾸면서 프랑크푸르트 주변 도시만 가야 했었고, 그렇게 된 이상 한 도시라도 더 가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였다.

 

전날과 비슷한 시각에 일어났다.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기차는 9시 18분이었기에 좀 더 여유를 부려 숙소를 나섰다. 하이델베르크까지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역 바로 앞에 있는 여행자정보센터에서 지도를 한 장 받아들고 길을 나섰다.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니 걸어서 한 시간이 걸리니 버스를 타라고 했지만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이날은 날씨가 좋질 않았다. 일부러 긴 옷을 입고 왔음에도 약간의 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비마저 내리고 있었다.

 

25분 가량을 걸으니 비스마르크 광장과 하우프트 거리가 나타났다. 나는 약간 고풍스런 거리를 기대했는데 현대적인 상점이 대부분 들어와 있었다. 뮌헨에서 보았던 카우프호프 백화점도 있었다. 약간 의외였다.

 

하우프트 거리도 한 20여분간 이어졌다. 이런저런 상점들의 쇼윈도를 구경하며 마르크트 광장에 도착했다. 건너편의 성령 교회를 구경했다.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올라갔다. 이것도 돈을 아끼고자 걸어가는 길을 택했다. 길의 경사가 굉장히 가팔랐다. 약간 헉헉대며 올라갔다. 입장료를 내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옛 다리와 하이델베르크 시내의 풍경이 모습에 들어왔다. 하이델베르크도 아름다운 도시였다. 특히 붉은색의 지붕들이 아름다웠다.

 

그 다음 세상에서 가장 큰 와인 통을 구경했다. 계단을 타고 와인 통 위까지 올라가 한 바퀴 돌고 나오게 되어 있었다.

 

이어 건너편의 독일 약품 역사 박물관에 들어갔다. 사실 그렇게 끌리는 것이 아니라, 대충대충 구경을 하며 나왔다.

 

이게 다인가? 조금 걸으니 문이 나오고 매표소가 보였다. 즉, 나는 하이델베르크 성을 나온 것이었다. 이게 유명한 성의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워서 성 양 옆에 있는 정원도 한 바퀴씩 걸은 다음에 내려왔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비 때문인지 정오가 되도록 계속 추웠다. 뭐 볼 것도 다 봤으니 이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내려갈 때는 올라갈 때와 다른 길을 택해서 하이델베르크 대학 쪽으로 내려왔다. 카페테리아가 보이길래 들어갔다. 대충 감자전에 오이 같은 메뉴를 사서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오전에 걸었던 길을 되짚어 하이델베르크 역으로 되돌아갔다. 두 시가 되기 직전 기차를 탔고, 세시쯤 프랑크푸르트로 되돌아왔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바로 민박으로 들어가기보다 프랑크푸르트 구경을 조금 하기로 했다. 하우프트바헤 광장으로 갔다. 프랑크푸르트 최대 번화가답게 사람들로 굉장히 북적였다. 역을 나오자마자 있는 카우프호프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여기서도 내 마음에 드는 만년필을 발견하지 못했다. 상점 구경도 할 겸, 백화점도 더 찾아낼 겸 해서 차일 거리를 걸었다. 처음에는 동쪽으로, 그 다음에는 서쪽으로...하지만 백화점을 한 군데 더 찾아 들어갔지만 맘에 드는 만년필은 발견하지 못했다.

 

서쪽의 오페라 극장을 보고, 이어 하우프트바헤 광장에서 남쪽으로 걸어 뢰머와 대성당을 보았다. 대성당은 겉에서 보았을때는 뾰족한 첨탑이 인상적이었지만, 내부는 좀 평이했다.

 

프랑크푸르트 시내는 토요일날 보기로 했던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오늘 다 보게 되어 버렸다. 원래 프랑크푸르트를 보기로 했던 토요일은 뭘 해야 할까나? 대성당 구경까지 마치니 다섯 시가 되어 있었다. 하우프트바헤 광장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되돌아갔다.

Posted by 땡그랑한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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