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4


여름휴가 여행을 시작했다. 짐을 챙겨들고, 수원역에서 햄버거를 사 들고 장항선 기차에 올라타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했다. 이동하는 시간에는 책을 읽는 것이 목표였지만, 역시나 잠에 골아떨어졌다. 대천역을 지나면서부터 잠에서 깨었다. 좀 북적이던 열차는 해수욕장 가는 사람들이 다 내려서 그런지 좀 한산해졌다. 장항선답게 10분이 넘게 연착, 장항역에 도착한 시각은 어느덧 두시가 가까웠다.


장항역을 나와 국립생태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길이 꼬여 있어 입구까지 가는 길은 멀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철로 밑 굴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국립생태원 후문이 나타났다.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서 오히려 생태원을 관람하는 분위기가 괜찮았다. 고산생태원-용화실못-한반도습지/수생식물원을 둘러본 뒤 에코리움으로 향했다. 


용화실못에는 새 몇마리가 살 고 있었다. 새를 보니 날고 싶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이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이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투어 시간에 맞게 에코리움에 도착했다. 3시 정각의 투어에 곧바로 참여했다. 투어는 에코리움의 5개 모든 전시관을 차례대로 둘러보며 해설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별로 만족스럽진 못했다. 재미와 정보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했고, Storytelling기법을 고집하는 바람에 해설 내용에 깊이가 별로 없었다. 그리고 전시관을 다 둘러보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투어 진행이 너무 빨리 이루어졌다. 전시된 동식물들을 전부 찬찬히 들여다보고, 게시된 내용을 다 읽어볼 틈이 없었다.


전시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프레리도그!였다. 실제로 이름만 들어본 적 있는 프레리도그는 실제로 보니 너무 귀여웠다. 먹는 모습, 자기들끼리 장난치는 모습하며 땅파는 모습과 망보는 모습까지...너무 귀여워서 투어가 끝나고 다시 사막관에 올라가 다시 구경을 올라가 보고 내려왔다. 사진도 꽤나 많이 찍었다.


그래도 열대부터 극지까지 전 기후대의 동식물들을 모아 두었다는게 신기했고, 정말 다양한 동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에코리움 구경을 마치고 나왔다.


길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걸었다. 아쉽게도 사슴생태원은 무슨 사유로 들어가는 길이 막혀 있었다. 하다람놀이터에 있는, 부엉이가 있는 새장도 AI때문에 격리중이라 비어 있었다. 조금은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 한채 정문 즈음에서 다시 발걸음을 돌려 후문으로 나왔다. 


장항역에 돌아오니 다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려 16분의 열차지연이었다. 씁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며 역에서 열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6시가 좀 넘어서 익산역에 도착했다. 일단 저녁을 먼저 먹고 그 다음 전주로 넘어가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익산역 근처의 맛집을 찾다가 괜찮은 중국집이 있다고 하길래 갔다. 짬뽕과 볶음밥중에 고민하다가 볶음밥을 골랐는데...차라리 짬뽕을 고르는 것이 나았을지도 몰랐겠다. 특별히 맛있는지는 모르겠고 살짝 짰다. 그리고 맛집이니 남기더라도 먹어보자며 군만두를 같이 시킨것도 잘못이었다. 나온 군만두는 독특하긴 했지만 당면만두(...)에 가까웠다.


어쨌든 배를 가득 채웠으니 이제 전주로 넘어가야 했다. 가능한 시간이 비슷해 기차와 버스 중에 고민하다가 버스를 타기로 했다. 전주에 도착하니 어느덧 8시 반이었다.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피곤하니 택시를 탔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있으니, 사장님이 막걸리파티를 진행하니 나오라고 했다. 막걸리 파티가 있다는 얘기는 듣긴 들었지만, 크게 생각은 없었다. 또한 쌓인 피로로 인해 나는 잠이 중요했다. 하지만 내가 받은 방은 식당 옆의 한쪽을 개조한거라 막걸리 파티가 있는 동안의 소음은 그대로 받아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리고 막상 하는 모습을 보니 호기심이 동해서 자리에 앉게 되었다.


...한시까지 술을 마시고 난 간단히 세면만 한 뒤 취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

Posted by 땡그랑한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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