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30
마드리드 세번째 나들이는 1월 30일에 하게 되었다. 어째 일요일마다 마드리드 시내로 나가게 되는 것 같다.
그날의 목적은 한국에서 온 S양과 만남, 그리고 프라도 미술관 방문이었다. S양은 같은 학교 후배로, 나와는 다른 학교긴 하지만 이번학기에 마드리드에 있는 학교로 교환학생을 왔다. 한국에서부터 연락을 주고받다 마드리드에서 한번 보기로 약속을 했다. 일요일로 잡은 이유는 어차피 일요일에 시내로 한번 갈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일요일에는 프라도 미술관이 공짜라고 들었기 때문에(하지만 나중에 적겠지만 이는 거짓으로 판명되었다-_-), 비는 일요일인 그 날 프라도 미술관을 보고 올 계획이었다.
한시에 솔 광장에서 만났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자기가 안다고 안내한다는 식당이 Museo de Jamon이었다. 이름이 특이해서(해석하자면 햄 박물관쯤 되는 뜻이다) 기억해두고 있었는데, 이날 가보게 될 줄은 몰랐다. 쟁반에 이것저것 담긴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다.
프라도 미술관으로 갔다. 솔 광장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진 않았다. 입구를 찾아 들어가니 입장료를 받았다. 의아했지만 일단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안에 있는 팜플렛을 집어 보니 일요일 무료개관 시간은 오후 5시부터서였다. 갈수록 자신만만 세계여행 책에 실망하고 있다.
어쨌든 들어왔으니 미술관 관람을 시작했다. 결코 작은 미술관은 아닐 터인데, 스페인의 대표 미술관이라는 호칭에 자꾸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비교가 되고, 그러니 "이 정도 크기밖에 안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도 기독교 관련 미술품들이 많았다. 그래도 고야나 벨리스케스의 그림들은 느낌이 좋았다. '옷을 입은 마야', '옷을 벗은 마야' 그림도 보았다.
S양이 저번학기에 서양미술의 역사 과목을 들었다며 아는 작품이 나오면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었다. 작품에 대해 알고 보니 확실히 더 관람하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그동안 여행 다니며 미술관에서 재미없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 싶었다.
약 세시간 가량 관람을 하고 오후 다섯시쯤 미술관을 빠져나왔다. 미술관을 하루 종일 보는 것은 힘든 일이고, 나머지는 무료 개관 시간에 와서 보면 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S양과 작별인사를 하고 헤타페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