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20

 

아침 6시, 정들었던 Queen's의 기숙사에서 나와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8시 55분경, 벨파스트를 최종적으로 떠났다. 정들었던 사람들과도 한명 한명 작별인사를 했다. 한국으로 곧장 귀국하는 네명과는 히드로 공항에서,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과는 런던의 지하철 안에서 작별을 했다.

 

모든 사람들이 지하철 안에서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흩어지고 나 혼자 남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짐을 풀 필요가 없어서 레스터 스퀘어에 바로 가면 되었기에 지하철을 갈아탈 필요가 없는 탓이 컸다.

 

내가 런던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레스터 스퀘어였다.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오페라의 유령 공연 표를 예약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표는 있었지만 가격은 Half price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지금 놓치면 언제 보겠는가 하는 생각에, 50파운드를 내고 표를 구입했다. 그리고 점심으로 3파운드 짜리 샌드위치와 물을 샀다. 대영박물관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먹을까 했지만 눈치가 보여 먹지 못하고 대영박물관 근처 공원에서 먹었다.

 

대영박물관 관람을 시작했다. 박물관 지도가 비싸서(4000원!) 대충 박물관 내의 안내판과 친구 G양이 준 정보를 바탕으로 대충 돌아다녔다. 이집트와 앗시리아의 조각상들, 그리스와 로마의 판테온, 로마의 유물, 비탄진과 고딕 미술등을 보았다. 대영박물관을 하루에 다 둘러보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대충 필요한 것을 다 본 것을 확인하고, 벌서 두 시간이나 지난 것을 확인하자 미련 없이 박물관에서 나왔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캠든 마켓. 친구 G양이 추천해서 가본 곳이었지만 나는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파는 것의 대부분은 옷이었고 아니면 모자나 약간의 장신구가 다였다. 우리나라 동대문과 다를 바가 없잖아 라고 생각하며 역으로 되돌아갔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제국 전쟁 박물관. 주로 모형 위주로 전시가 되어 있었지만 볼거리와 읽을거리도 꽤 많았다. 1차대전을 둘러보니 순식간에 1시간 10분 가량이 지나갔고, 2차대전을 대충 둘러보니 순식간에 폐관시간인 6시에 도달했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1시간 반. 시간이 어정쩡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타워브리지로 달려갔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타워브리지를 건너보지도 못한 채, 중간쯤에서 대충 사진을 찍고 타워 오브 런던도 대충 밖에서 둘러본 뒤 지하철 역으로 다시 돌아갔다. 하필 내가 타워 브리지에 도착했을때, 햇볕이 짱짱하여, CL HMS Belfast를 제대로 보는 것도(물결에 햇빛이 반사되었다.) 제대로 된 사진을 찍는 것도 불가능했다.

 

어쨌든 공연을 놓칠 순 없으니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웨스트엔드에 도착한 시각은 7시가 조금 넘은 때였다. PDA에 미리 저장해 둔 웨스트앤드 맵을 바탕으로 어렵지 않게 Her Majesty's Theater를 찾아낼 수 있었다. 10시에 공연이 끝나고, 숙소인 민박으로 이동했다. 런던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끝이 났다.

Posted by 땡그랑한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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