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끌려 읽었다. 두꺼운 책이었지만 생각보다 소화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이 책은 "착취적인 정치제도와 경제제도를 통해 사회지배층만 이득을 보는 사회구조가 고착화되기 때문이다."라고 답하고 있다. 책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포용적인 경제제도와 정치제도를 만들어 민주적인 정치체제와 혁신이 가능한 경제체제를 구축한 국가는 경제발전에 성공하고, 반대로 특정 세력이 독재하며 일반 민중을 사회지배층이 착취하는 경제체제를 구축한 국가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두껍지만 책의 모든 내용은 이 명제를 논증하는데 쓰이고 있다.
솔직히 완벽하게 납득되지는 않았다. 어떤 국가가 경제발전을 이루는 결정적인 요소로 정치·경제제도만을 논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경제체제에서 일관되게 인센티브가 이끄는 혁신을 강조함으로서, 자유시장경제를 찬양하는 책이 아닌가 의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저자들은 역사적인 사실을 분석하며 논증을 했지만, 정작 저자들이 역사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저자들의 논증에 확실성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들이 그린 도식은 명료했다. 포용적인 경제제도와 정치제도는 경제발전이라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반대로 착취적인 경제제도와 정치제도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또한 윗 문단에서 말한 것과는 반대로, 경제 발전에서 한 가지 집약적이고 결정적인 요소를 고르라면 저자들이 짚은 포인트는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비록 경제발전의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