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접하게 된 책이었지만,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미국 대학들이 자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특례입학을 까발리고 있다. 기부자, 동문 및 교직원 자녀에 대한 우대, 그리고 체육특기생 우대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체육특기생이 왜 문제가 되냐 하면, 체육 중에는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고 충분히 연습 시설을 빌릴 수 있는, 즉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할 수 있는 종목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농구 등의 인기 있는 스포츠 뿐만 아니라 승마, 조정, 골프 등의 체육특기생을 우대하는 제도는 자연스레 부잣집 자식을 위한 뒷문이 된다.
미국에 기여입학 제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상당한 수의 학생들이 부모를 잘 만났다는 이유로 부모의 학벌을 합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내용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 마지막 부분에 할애한 칼텍을 비롯한 몇몇 대학들의 실력 우선 정책은 인상 깊었고, 또한 희망적이었다.
한국의 현실과는 약간 떨어진 미국의 얘기였지만, 책을 읽어본 것은 유익했던 것 같다.
P.S.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제목의 번역이었다. 이 책은 "왜" 학벌이 세습되는가에 대한 답이라기보다는 "어떻게" 학벌이 세습되는가에 대한 답에 가까웠다. 모 출판사에서 낸 "세상의 모든 질문에 답하는 왜" 시리즈도 아니면서 굳이 "왜 학벌은 세습되는가"로 제목을 옮겼어야 하는 의문이 있다. 차라리 원제 The Price of Admission을 잘 살려서 "대학입학의 가격"쯤으로 번역해도 괜찮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