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탄생

책, 책, 책! 2013. 10. 7. 21:31

번역가를 지망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번역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어서 책을 집어 들어 읽게 되었다. 그런데 꽤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지향하는 바는 한국어 독자에게 더 쉬운 번역이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번역이 원문의 문체와 뜻을 가급적 살리는 직역을 해 왔다고 하면서, 이제는 번역되는 언어인 한국에어 초점을 맞춘 번역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어 독자에 더 친근한 번역을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저자는 두 가지 작업을 한다. 첫번째는 한국어의 특성, 특히 영어와 비교되는 한국어의 특성을 밝히는 일이다. 두번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원문의 군살을 빼고, 범위를 좁히고, 덧붙이고, 뒤집어서 좀 더 부드러운 한국어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책은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나는 지금까지는 번역을 할 때 원문을 최대한 살리는 직역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것은 단지 방법론의 차이일 뿐이며, 오히려 한국어답게 번역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또한 외국어 번역에서는 외국어 실력뿐 아니라, 국어 실력도 매우 중요함을 알았다. 국어 실력이 뛰어나야 원문의 행간까지 살린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 외에도 한국어의 특성과 매끄러운 문장을 만드는 방법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글쓰기에 필요한 정보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맞춤법에 관한 얘기, 토박이말에 관한 얘기, 아직도 영일사전에 종속되어 있는 우리나라 영한사전의 실상 등등 여러 유용한 지식도 부가적으로 가르쳐 준 유용한 책이었다.

Posted by 땡그랑한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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