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서부 여행 셋째날(스트라스부르)
2011. 5. 31
(알립니다. 스트라스부르를 비롯한 알자스-로렌 지방은 '프랑스령'입니다. 이번 여행의 주 지역이 독일 서부인 관계로 여행기 제목은 독일 서부 여행으로 유지하니, 착오나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민박집에서 제대로 숙면을 취했다. 늦지 않게 아침 7시에 일어나 민박집에서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역으로 갔다. 스트라스부르로 가는기차에 올라타기 전 여행자정보센터를 들러서 프랑크푸르트 지도를 얻으려 했다. 그런데 지도가 공짜가 아니라서 포기했다.
8시 55분, 오펜부르크로 가는 ICE에 올라탔다. 자리를 찾아가니 신기하게도 컴파트먼트의 자리였다.
한시간 반을 달려 오펜부르크에 도착했다. 거기서 스트라스부르로 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오펜부르크까지는 ICE를 탄 반면에 여기서 탄 기차는 4량짜리의 짧은 기차였다.
기차가 조금씩 연착을 해서, 스트라스부르에는 11시 15분쯤 도착했다. 일단 기차역 내에 있는 여행자정보센터를 찾아갔다. 여기서도 지도를 1EUR에 팔았지만, 스트라스부르의 지도는 살 수 밖에 없었다. 프랑스편 가이드북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기차역을 나와 뒤를 돌아보니 웅장한 유리궁전이 서 있었다. 반구 모양의 거대한 유리가 역을 감싸고 있었다. 한국의 유리궁전과는 비교가 안되는 크기였다.
천천히 강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보방 갑문이 보수공사중이었다. 아쉬워하며 다리들을 건너 프티트 프랑스 지역으로 들어섰다.
정말로 예뻤다. 아름다움의 원천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나 예쁘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은 강가를 따라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집들, 고즈넉한 느낌......
그렇게 거리의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 보니 길을 한번 잃었다. 나는 분명히 방향을 맞게 잡고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가려고했던 곳이 아닌 처음 프티트 프랑스 지역에 들어설 때 왔던 곳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걸었던 길을 다시 걸으며 정신을 차리고 꼼꼼하게 지도와 길 이름을 봐 가며 걸었다. 간신히 다시 위치를 찾았다.
생 토마 교회를 잠깐 구경한 뒤, 구텐베르크 광장을 향해 계속 걸었다. 슬슬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산을 가지고 왔기에 우산을 펼쳤다. 구텐베르크 광장에 도착하니 단순한 이슬비 수준이 아니라 굵은 소나기로 변해 있었다. 빗속을 걷다가 한 베이글 집에 사람들이 좀 줄 서 있는게 보였다. 마침 12시 반 경이었으니 간단히 요기좀 할 겸 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근데 막상 내가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사람들이 다 사라졌다. 맛있어서 줄이 있던게 아니라 단지 나오는 속도가 느려서 잠시 밀려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도 베이글 맛은 괜찮았었다.
구텐베르크 광장을 거쳐 대사원에 도착했다. 멀리서부터도 우뚝 솟은 첨탑이 보일 정도로 성당이 굉장히 컸다. 가까이서 보니 진짜로 컸다. 외관도 지금껏 봐 왔던 성당들과 또다른 모습이었다. 내부의 느낌도 뭔가 다른 사원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대사원 구경을 마치고 나니 이제 대충 스트라스부르에서 볼 만한 것은 다 본 것 같았다. 천천히 기차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클레베르 광장을 거쳐 좀 대로를 통해 기차역으로 갔다. 막상 대로를 따라 걸으니 스트라스부르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나름 화려한 쇼윈도를 갖춘 상점들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었고, 사람들도 꽤 있었다. 예스러움과 현대적인 모습이 조화된 도시라......뭔가 매력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14시 반에 오펜부르크로 가는 열차를 타고, 다시 오펜부르크에서 ICE로 갈아탄 뒤, 다섯시가 조금 넘는 시각에 프랑크푸르트로 다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