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버러 여행 둘째날
2006. 8. 13
잠을 거의 제대로 자지 못했다. 침대에 누운지 한 30분 뒤에 룸메이트들이 들어와 떠들었고, 아침에는 이상한 소음때문에 7시쯤 잠을 깼다. 이 호스텔의 등급이 '공포(horrifying)'라는 것이 새삼 떠올랐다. 침대에서 한 시간 가량 뒹굴다가 결국은 일어났다. 대충 세수를 하고, 룸메이트와 많이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자고 있는 그들을 뒤로 한 채 호스텔을 나왔다.
영국의 비싼 물가를 저주하며 아침으로 5000원짜리 베이컨과 계란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어제 구경을 못한 에딘버러 성으로 이동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매표소 앞에 사람이 조금 있었다. 9시 반이 되자 매표가 시작되고 2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드디어 유명한 에딘버러 성에 입성했다.
들어가자마자 운좋게도 바로 가이드 투어가 시작되었다. 스코틀랜드 억양은 알아먹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에딘버러 성을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성 입구에서 우연히 한국인 한명을 만나 같이 성을 구경했다. 에딘버러 성 안에는 볼 것이 굉장히 많았다. 궁궐, 포로수용소, 연대 박물관 등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기념품을 사고 싶었지만 마땅한 것이 없어 포기했다.
에딘버러 성에서 나오니 벌써 11시 반이었다. 의외로 시간이 적게 남았음을 느꼈다. 그 다음으로 갈 곳을 고민하다 딘 마을을 향했다. 그런데 의외였다. Dean's Village라는 간판을 따라 계속 이동했지만 지도에서 설명한 전통 가옥은 나오지 않았다. 한 할아버지께 물어보니 지금 여기가 딘의 마을이라는데 조금 황당해 할 수밖에 없었다.
지도에 낚였구나라고 중얼거리며 민속촌같지 않은 민속촌을 뒤로 한 채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왕립 보타닉 공원. 몰랐는데 공원이 꽤 컸고 볼거리도 많았다. 정원(garden)이 너댓개 있었는데 본인의 짧은 영어실력으로 인해 뭐가 뭔지 모른채 그냥 구경했다.
정원을 가로지르니(서문으로 들어가 동문으로 나왔음.) 벌써 1시 반이 넘어 있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Fringe Sunday가 펼쳐지는 Meadow로 향했다. 길거리 공연보다 좀더 재미있어 보였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없었다. 대충대충 둘러본 뒤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다행히 돌아오는 길은 행운의 연속이었다. 맥도널드에서 점심을 사고, 공항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에 올라타자 마자 버스가 출발했고, 공항에 비행기 출발 20분 전쯤에 도착했지만 비행기가 연착해 무사히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었다. 약 6시 반쯤, Queen's의 기숙사에 무사히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