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one Traveler

제주도 자전거여행 첫째날

땡그랑한푼 2014. 1. 20. 22:42


2006. 7. 16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첫날이 되었다.

 

짐은 전날 자기 전에 다 챙겨두었고, 아침을 먹고 떠나기만 하면 되었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순천시외버스터미널. 다이쉬군, 브라운군, 동균군 모두 먼저 와 있었다. 약속시간인 7시에 늦지는 않았지만, 버스는 제시간을 안지키고 먼저 떠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고흥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처음 만난 동균군과 인사를 나누었다.

 

고흥에는 오전 9시경에 도착했다. 제주로 가는 배가 10시에 있으니 한 시간이 남아돌았다. 배 앞에서 간단히 사진을 찍고, 승선했다. 객실에서 대충 100원 동전을 바꿔 블랙잭과 포커를 하며 시간을 때웠다. (그 이후에 내가 가져온 동양화와 서양화는 단 한번도 쓰지 않았다.)

 

배가 출발했다. 처음 타는 여객선이어서 그런지 머리가 많이 어지러웠다. 그래서 갑판에 나가기도 하고, 선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음악들으며 누워있기도 했다. 제주까지 걸리는 시간은 꽤나 길었다. 두 시가 거의 다 돼서야 제주도에 도착했다.

 

제주도에 도착하니 업체에서 마중 나와 있었다. 차로 약 15분간 걸려 업체 사무실에 도착한 뒤, 계약서에 도장 찍고, 여행에 대한 도움말을 듣고, 자전거를 고르고, 짐을 묶고, 5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그때의 시각이 대략 4시쯤이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시원스런 바다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매우 상쾌했다. 다만 우리 일행의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렸다. 알고 보니 동균군이 자전거 타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자주 넘어지고, 멈추고 하는 거였다. 다이쉬군이 동균군이 옮기던 텐트를 넘겨받았지만 동균군은 여전히 자전거를 잘 몰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뒤에서 누군가가 같이 따라가 줬지만, 결국 각자 속도대로 달리기가 시작되어, 다이쉬군과 브라운군이 선두에서 달리고, 본인이 중간쯤에, 그리고 동균군이 맨 마지막에 따라오는 형태로 대형이 이뤄졌다.

 

저녁을 업체에서 나눠준 지도에 나온 맛집에서 먹으려 했는데,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저녁 먹는게 더 늦춰져 버렸다. 해가 지면 원래 자전거를 모는 것은 삼가야 되지만, 식당 발견도 못했고, 첫째날 목적지(업체에서 매일 도착해야 할 곳을 정해 주었다.)인 한림해수욕장에도 도착하지 못했기에 계속 달렸다. 결국 식당을 발견해 밤 9시에 저녁을 먹고, 어쨌든 다시 달려 한림해수욕장에 끝내 도착했다.

 

피곤한 하루였기에 다들 텐트를 펼치고 근처 화장실에서 씻기가 무섭게 잤다.